어떤 상황에서도 나 자신을 보호하는게 먼저다.
나는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날 만났고
내가 짓지도 않은 이 이름으로 불렸네
걷고 말하고 배우고 난 후로 난 좀 변했고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가수 이소라 씨의 7집에 수록된, <Track 9>라는 노래의 가사다. 이 노랫말처럼 우리는 부모와 이름, 스스로의 모습을 선택할 수 없다. ‘나 자신’을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셈이다. 내 선택도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는데, 선택하지도 않은 내 모습, 주변 환경이 마음에 들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현실을 바꿀 수는 없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현실을 바꿀 수는 없지만, 상황을 극복할 수는 있다. 이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상처 받은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치유의 시간’이다.
힘들고 무기력할 때 모임을 갖거나 시끌벅적한 장소에 가는 것은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다. 소음에 노출될수록 점점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자극을 받으면 뇌가 활성화되고, 끊임없이 일하는 모드가 되어 그만큼 피로해진다. 특히 사람은 어떤 것보다 센 외부 자극이다. 우리는 타인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청각, 시작, 촉각 등 다양한 자극에 노출된다. 그러나 혼자 있으면 온갖 자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마음을 들여다봄으로써 어떤 선택 앞에서든 ‘내적인 동기’를 찾을 수 있다.
혼자 있다고 해서 자극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관계가 주는 소음’에선 자유로울 수 있다.
잠수를 타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친구를 포함해 주변 지인들로부터 고립되지 않도록 먼저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나 개인 프로필에 ‘잠수를 타겠다’고 공지를 올려라. 그래야 지인들도 나를 배려해줄 수 있고, 관계가 흐트러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혼자 쉴 시간이 필요할 뿐인데, 다른 사람들과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는 것처럼 보일 필요는 없다.
간혹 ”이럴 때일수록 혼자 있으면 안 돼“, ”살면서 그럴 수 있어“라고 말하며 힘든 시간을 견디는 사람을 수면 위로 끄집어내려는 친구들이 있다. 사람들과 어울릴 때 힘이 나고 회복되는 스타일이 아니라면 단호하게 거절하라. 덧붙여 주면 사람이 웅크린 시간을 갖고자 한다면 꼭 기다려주자. 가끔은 요란한 말보다 깊은 침묵이 더 큰 위로가 된다.
나 자신에게 사기 치지 않기
리더십은 기업가나 정치인에게만 필요한 능력이 아니다. 인생 경영에도 필요하다. 일과 삶의 균형, 돈과 시간 관리, 재능 및 관계 관리 등 삶에서 리더십이 요구되지 않는 영역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중 ‘선택하는 용기’는 청춘에게 가장 필요한 리더십이다. 여기서 말하는 선택은 A와B를 놓고 그 중 하나를 결정하는 좁은 개념이 아니다. 인생 전체를 이끄는 넓은 개념이다.
올바른 선택을 하려면 내 마음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자기 마음을 잘 모른다. 사랑을 예로 들어보자. 상대방을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다시 누군가를 만나서 알아가고 맞춰가는 일이 귀찮아’라거나
‘이 나이에 어디서 또 누굴 만나’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마음을 포장하는 것은 ‘내가 얘랑 헤어지면 다른 남자를 만날 수 있을까?’ 등의 두려움 때문이다.
상대적 박탈감, 그 참을 수 없는 서글픔
주변에 부모에게 차는 물론이고 유학비와 사업 자금까지 지원받는 친구가 있는가? 상대적 박탈감에 억울한가?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대적 박탈감은 보통 비교 대상이 전체가 아니라 부분이다. 왜 잘사는 소수하고만 비교하는가?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은 ”사람들이 자신보다 못한 다수보다 처지가 나은 소수하고만 스스로를 비교하며 불행해한다.“고 꼬집었다. 부잣집 친구들뿐만 아니라 또래 친구들이 어떻게 사는지 함께 살펴보라.
대부분 자신이 상대적으로 꽤 괜찮은 처지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소수와 비교해 자기 처지를 비관하는 것은 나쁜 습관이다.
결핍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누구나 받아야 할 기본적인 돌봄에 대한 결핍이다. 다른 하나는 받으면 좋지만, 받지 못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2차지원에 대한 결핍이다.
대학원 등록금, 유학비, 사업 자금, 결혼 비용은 2차 지원의 대표 항목들이다.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비용임에도, 현대사회에서는 부모가 도와주지 않으면 결핍으로 받아들여지는 비용 계정이랄까. 이 같은 비용 계정에 대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부모를 원망한다면 성인으로서 전혀 자립할 의지가 없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결핍의 반대말은 풍요가 아니라 경험과 성장이다. 자신이 부족한 점이 있다고 인지해야 고치고자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만약 부모가 모두 지원해주고 실패할 때마다 뒤처리를 해준다면 어떨까? 과연 좋기만 할까? 그 과정에서 배워야 할 백 가지를 놓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어른들이 왜 젊을 때 사서 고생하라고 하는 줄 아는가? 인생을 살아가는 밑천이 되기 때문이다. 인생이 뜻대로 이루어지기만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니 미리미리 쓴맛을 경험하고 내공을 길러야 한다.
결핍의 심리학
흔히들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이야기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까 더 불가능해지는 측면도 있지 않을까? 왜 1퍼센트의 확률마저 자신에게 허락하지 않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용이 되고자 노력한 사람만이 유능감이나 효용감 같은 심리적인 자원을 획득할 수 있다. 요 근래 ‘금수저’, ‘흙수저’라는 표현이 난무하는데, 이런 개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 날 때부터 모든게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면, 만성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돈 많은 집에서 자란 친구들이 무조건 성공한다는 생각도 틀렸다. 그들은 부모만큼 잘나가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한 자책감과 두려움이 상당히 크다.
누구의 아들, 아무개의 딸이라는 소리를 듣고 자라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어디를 가나 자기보다 부모의 존재가 앞서니, 부모 이름에 누가 되지 않으려면 이를 악물고 성공해야만 한다. 그들에게 성공의 반대말은 ‘실수’나 ‘경험’이 아니라 ‘실패’와 ‘패배’다.
인생은 원래 깔끔하지 않다.
제철 커리어를 쌓아라
서른부터 서른둘까지의 여성은 20대가 아니지만 20대 대접을 받는다. 결혼한 여성이라면 출산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정신없이 보내겠지만, 싱글이라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확률이 높다. 20대에 비해 생활이 여러모로 나아졌고, 사회생활도 안정되어 자신감이 넘쳐날 때이다.
이는 곧 딴 생각을 하게 될 때라는 뜻이다. 3년 정도 사회생활을 하면 이직에 대한 욕구도 강렬해진다. 특히 20대에 해외에 나간 경험에 있거나 외국어에 능통한 여성들은 ‘더 늦기 전에 해외로’ 병에 걸리기 쉽다.
30대 초반에 해외로 나가고 싶다는 내담자들에게 나는 ‘제철 커리어’를 생각하라고 이야기한다. 삶의 전체적인 흐름을 생각지 않고 당장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그 나이에 경험하는 것을 놓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제철 커리어’의 커리어는 업무 경력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친 삶의 경험을 말한다.
30대 초반은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나이지만 그렇다고 목적 없이 모험을 할 나이도 아니다.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고 싶은가? 그게 막연하게 있어 보이는 선택, 감정적인 선택은 아닌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중에서 저자 유은정
이 책의 저자 유은정 원장님은 자존감 심리치료센터를 운영하며 가족과 연인, 친구에게 상처받은 수많은 내담자를 만나왔습니다.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당신을 위한 감정 심리학입니다.